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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한국토요학교, 한글날 기념 글짓기 대회 시상식

by 뉴스레터 posted Nov 2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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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3일 한글날 기념 글짓기 대회가 있었다. 이번 대회는 시와 수필 부분으로 나누어 실시되었고 심사는 중등부 국어과 선생님들이 맡아주셨다. 글을 읽으며 우리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감정을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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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에 이어 11월 24일, 체육대회 후 이어진 시상식에서는 조성건 교장 선생님과 윤여희 중등 교무부장님이 수고해주셨다.

 

대상을 받은 고등부 김채은 학생은 "작년에 최우수상이라 아쉬웠는데 대상을 받고 졸업하게 되어 기쁘다." 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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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사는 학생들이다보니 영어식 표현이 많고 우리글로 표현하는 것이 어색하고 서툴렀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말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래는 글짓기 대회 수상자 명단과 중등부·고등부 각 부문별 대상작이다.

 

부문 등급 수상자
고등부 대상 고2 김채은
최우수상 고2 최수빈
우수상 고2 지다혜, 고1 오지은, 고1 이서윤
장려상 고1 편성준
중등부 대상 중3 김채윤
최우수상 중2 이채원, 중1 김윤서
우수상 중2 이채영, 중1 심정보, 중1 이윤호, 중1 조은
장려상 중3 박상혁, 중3 최유빈, 중2 김지현, 중2 주애니, 중1 이채원, 중1 오인서

 

고등부 대상작

제목: 세상에 거짓말이 없다면

고2 김채은

 

우리는 어릴 때부터 ‘거짓말 = 나쁜 것’이라는 주입식 교육을 받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가 어렸을 때 받았던 이 교육은 현실과 매우 다른 단순화된 생각이다. 거짓말은 우리가 ‘무엇이다’ 라고 단정지을만큼 간단한 개념이 아니다. 거짓말은 크게 ‘악의의 거짓말’과 ‘선의의 거짓말’로 나뉘며 상황에 따라 옳고 그름이 판단된다. 따라서 세상에 거짓말이 없어진다는 것은 ‘거짓말은 나쁜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것처럼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나에게 거짓말이 무엇인지 정의하라고 한다면 유치원 때로 돌아가야 한다. 어렸을 때 나는 ‘색깔’에 대해 엄청난 오해를 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이 모든 것은 한 장의 흑백 사진에서 비롯되었다. 정확히 무엇이 찍힌 사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흑백 사진을 본 나는 옛날에는 세상에 색깔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게 되었다. 그 이후로 나의 오해는 커져만 갔다. 영어로 ‘선의의 거짓말’이 ‘white lie’이기 때문에 옛날에는 색깔이 존재하지 않았고 세상 속 유일한 색은 거짓말의 색, 흰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어린 나는 흑백 세상에서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면 그 거짓말의 의도에 따라 입에서 여러 색깔이 나온다는 엄청난 오해를 하고 있었다. ‘선의의 거짓말’을 하면 흰색이, ‘은폐의 거짓말’을 하면 초록색이, 그리고 ‘악의의 거짓말’을 하면 빨간색이 입에서 나온다는 나의 오해는 쌓여갔다. 따라서 나는 6 살 정도까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엉뚱한 생각이지만 실제로 흑백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할 때마다 그들의 입에서 각기 다른 색깔들이 뿜어져 나온다면 어떨까? 아마도 사람들은 6 살의 나처럼 거짓말을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즉, 이 세상에서 거짓말이 사라질 것이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온갖 갈등의 원인이 되는 거짓말이 없어진다는 것은 이 세상의 축복일 수도 있다.

 

얼마 전 가족과 함께 베트남 여행을 간 적이 있다. 하노이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야간 침대 버스를 타야 했다. 하노이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편리한 교통 시설이 야간 침대 버스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그런 버스를 여러 번 타 보았기 때문에 화장실 쪽 자리가 가장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화장실의 소음과 버스 뒷쪽에서 나오는 뜨거운 열기를 한 번에 “만끽?”할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은 어떻게든 뒷자리를 피하려고 버스 직원에게 맨 뒷자리만 빼고 좌석을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었다. 확인하기 위해 버스 직원에게 좌석에 대해 여러 번 물어보기도 했었다. 그럴 때마다 버스 회사 직원은 좋은 자리를 주겠다며 우리를 돌려 보냈다. 하지만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버스 직원은 우리에게 거짓말을 했고 그 결과로 우리는 12 시간 동안 멀미와 소음의 괴롭힘을 견디며 버스 뒷자리에서 시달려야 했다. 여러 나라를 여행 하며 느끼는 것은 민족과 문화에 따라 거짓말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다.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을 하는 나라가 있고 정직하게 거짓말을 절대 하지 않는 나라도 있다. 여행을 다니며 관광객에게 거짓말을 일삼는 것을 보면 세상에서 거짓말이 없어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거짓말이 단순하게 나쁜 의도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나는 거짓말이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옷 가게에 갈 때마다 친구와 잦은 갈등이 있었다. 한 친구가 옷을 골라 입어 보았다. 크고 색깔도 애매한 옷이었다. 나는 매우 솔직하게 그 옷이 별로 안 예쁘다고 말해 주었다. 반면에 다른 친구는 그 친구에게 옷이 예쁘다며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 그 상황에서 나는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으면서 억울하기도 했다. 거짓말을 싫어하고 솔직함을 바라면서도 기분 좋은 말만 듣고 싶어하는 사람 심리의 이중성에 나는 혼란스러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친구의 옷을 예쁘다고 한 친구가 맞는 행동을 한 것이다. 어리숙한 나는, 새 옷을 입고 예쁘다는 말을 듣고 싶어하는 친구의 마음을 생각해주는 것이 무조건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이렇게 보면 거짓말이 없어진다는 것은 나쁠 수도 있다. 만약 그 상황에서 선의의 거짓말을 한 친구의 입에서 흰색이 뿜어져 나왔다면 어땠을까? 선의의 거짓말이라도 기분이 좋았다고 친구가 좋아할까? 진실을 말한 나를 착한 아이라고 할까?

 

어렸을 때 내가 “쟤는 나쁜 애야” 또는 “쟤는 좋은 애야”라며 친구들을 단순하게 바라 보았다면 지금은 그렇게 볼 수 없다. 왜냐하면 나쁨과 좋음의 경계선, 기준도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거짓말은 나쁘지만 선의의 거짓말을 “나쁘다”, “좋다”라고 단순하게 판단할 수 없으니 거짓말이 없어지는 것 보다는 언제나 진실이 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중등부 대상작

제목: 4차 산업시대, "나는 무엇을 할까?"

중3 김채윤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등 첨단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사회에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이를 4 차 산업 혁명이라고 한다. 기존의 산업 혁명보다 더 광범위하고 빠르게 일어나고 있어 사회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산업 혁명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 현존하는 다양한 직업군들이 대부분 인공지능, 로봇으로 대체될 확률이 아주 높다고 볼 수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발표에 따르면, 단순 제조업이나 반복적이거나 사람들과 소통할 일이 적은 직업군은 사라질 확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산업용 인공 지능은 일을 하는데 정확하기 때문에 실수를 하였을 때 큰 타격을 주는 직업군도 로봇으로 대체될 확률이 상당하다.

 

이렇게 소멸될 직업의 종류가 다양하고 전망이 없는 직업군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나는 어릴적부터 무엇을 만들거나 디자인하는 일들을 취미로 즐겨 왔었고 장래에 이와 관련이 있는 직업에 종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오로지 나의 생각이나 취향, 창의력만으로 나만의 작품을 만들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며 칭찬이나 충고를 받는 것이 어릴적 내게는 그저 낙이었고, 행복이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로봇의 특성은 이렇다.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완벽히 소화할 수 있고, 사람과의 소통에 관해서는 아직 미숙하고, 정해진 계획대로 잘 행동하지만 판단이나 선택의 상황을 맞닥뜨리면 쉽게 최상의 판단을 내릴 수 없고, 난관에 봉착한다. 이유는 인공지능은 오직 사람이 제작할 때 정한 특정한 사고나 생각내에서만 결정을 할 수 있고, 그 이외에 사람과의 소통이나 공감능력, 그리고 예상치 못한 결정의 순간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로봇은 창의적이고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정보들을 모두 고려해본 결과, 내가 결정한 나의 진로는 바로 광고 기획자이다. 광고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조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고, 사람들의 심리와 반응을 고려하여 마케팅 전략을 요구하는 정교한 분야중 하나이다. 광고를 계획하고, 촬영하거나 편집을 하고 완성을 하는 모든 과정에서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하고, 내려진 판단으로 인해 광고의 성공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대중들은 새로운 것을 요구하고, 반복적이고 흔한 콘텐츠를 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광고를 제작하는 일은 인공지능의 특성이나 장점과 크게 대조되며, 인공지능으로 대체가 되기에는 어렵다. 이와 같은 까닭으로 나는 광고업종에 종사하고 싶고, 나의 창의력과 미적 감각을 살려 대중들의 시각과 청각을 끌 수 있는 광고를 제작하고 싶다. 인공지능의 발달, 4 차 산업 혁명으로 인해 사회에는 다양한 발전과 변화가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공지능보다 인간이 종사해야 하는 직업이 많다. 인공지능은 대단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사람의 역할을 대체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간의 유대감이나 친근감을 형성하기는 어렵다. 또한, 다양한 기술과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그 분야를 연구하는 새로운 직업들이 형성되고 있고, 앞으로 더 생겨날 전망이 있다. 나는 인공지능은 혁신적인 기술이지만, 그 기술을 만들어낸 인간과 비교되거나 인간을 대체할만한 존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성자 : 토요학교 고등부 1학년 담임 박미진 선생님